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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작성 2017년 5월 26일, 네이버 블로그에서 이동됨



문재인 정권은

이명박근혜 정권을 겪으며 공고해진 폐단을 없애자는
국민적 염원 위에 세워졌기 때문에 적폐청산이 중요한 국정과제이죠.
국민들이 뽑은 차기 대통령 1순위 개혁과제는 검찰개혁입니다.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잃은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국민들이 가장 크게 느끼는 부분은 수사나 기소와 같이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표면적인 부분이 많겠죠.

이러한 수사와 기소가 정권의 입맛에 따라

부정의하게 이루어지는 모습은 이미 여러차례 목격되고 있습니다.
사실 저같은 법알못은 표면적인 모습만 보며 개혁을 이야기하지만

실제 검찰의 어떤 부분이 문제고 어떻게 개혁을 해야하는지는 모릅니다.
검찰 출신이 아닌 조국 민정수석이 왜 개혁의 적임자인지,

윤석열 지검장이 왜 파격인사인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합니다.

인터넷을 통해 알려진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참조할 때

검찰의 어떤 부분을 개혁해야 하는지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주요하게는 3가지, 넓게는 5가지입니다.


이 중 공수처나 수사권에 대해서는 언론에서 많이 다뤘고

이미 참여정부 시절에도 이슈가 되었던 문제이죠.
그런데 좀 생소했던 부분이 법무부 탈검찰화와 검찰조직입니다.
일반 국민들은 단순하게 법무부 산하에 검찰이 있고
법무부장관이 검찰을 관리한다고 생각하죠.
그리고 검찰 내부 조직 체계는 잘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들여다보면 그 동안 검찰이 어떻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는지 알 수 있습니다.


직급 인플레이션


검찰법 상 검찰 직급은 검찰총장과 검사로 구분됩니다.
하지만 방대한 조직을 두 가지 직급으로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내부적으로 별도의 급이 있습니다.
검찰총장, 차장검사, 고검장, 검사장, 부장검사, 부부장검사, 평검사
뭔지는 몰라도 한번쯤은 들어봤던 직급입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부장검사만 되어도 엄청난 권력인데
요즘 뉴스에 나오는 검사들은 전부 검사장급 이상입니다.
검찰에서 검사장은 '별 단다'라고 한답니다.
하지만 국군에서는 중장(★★★)부터 차관급인데
검찰에선 검사장이 차관급입니다.
올해 초 검찰 조직도를 보죠.



검찰총장은 장관급이고

고검장과 검사장은 차관급입니다. 차관급만 38명입니다.
경찰총장이 차관급입니다.
검찰과 비교해 훨씬 규모가 큰 경찰 내에도 차관급은 단 1명입니다.
영화에서 보면 경찰이 검찰에 왜 그리도 설설 기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전체 행정부 차관급 공무원의 수는 105명입니다.
검찰의 차관급 인사가 무려 38%를 차지하는 셈이죠.
하지만 법무부의 모습을 들여다보면 더욱 황당한 일이 펼쳐집니다.
그 부분은 나중에 살펴보겠습니다.

검찰의 직급 인플레이션 현상은 평검사부터 시작됩니다.
사법고시를 합격하고 20대 중반 검사가 된다면,
4급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합니다.
외무고시, 행정고시 합격자는 5급 사무관입니다.
사관학교를 졸업하면 소위입니다.
검사와 같은 급은 중령이죠. 중령은 대대장입니다.
경찰대를 졸업하면 7급 경위입니다.
검사와 같은 급은 총경이죠. 총경은 경찰서장입니다.
총경은 아무리 빨라도 40살은 되야하니
30대 초반 검사는 이미 40~50살 경찰서장보다 직급이 높습니다.
사법시험이 어렵기는 하지만 그 보상은 좀 과한 느낌이네요.


기수 문화


검찰이 수사기관이고
수사는 조직의 명령체계 및 효율적 운용이 중요하므로
자연스럽게 기수 문화가 자리잡았다고 하네요.
앞에 조직도를 봐도 16기 총장을 중심으로
고검장에 17~19기, 검사장에 18~22기가 포진되어 있습니다.
그럼 최근 변화를 보겠습니다.



총장, 차장이 사임을 했고 지검장이던 봉욱 검사장이 차장검사가 됐습니다.

전임차장이 18기였으니 봉욱 차장검사는 특이점이 없습니다.
형사부장이던 박균택 검사장은 법무부로 갔습니다.
돈봉투 회식의 두 주인공 이영렬, 안태근은 고검 차장검사로 내려갔습니다.
다른 지역 차장검사를 보니 기수 문화 상 좌천이 맞군요.
파격인사로 시끄러웠던 서울중앙지검장은
18기 이영렬에서 23기 윤석열로 5기수를 뛰어넘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언론에서도 난리가 났죠. 23기 밑으로 다 사임할 것이라는
불안을 조장하는 기사를 쏟아냈죠.
원래대로라면 서울중앙지검장은 고검장급이라서
일반 검사장 중 윤석열 지검장의 선배들은 옷 벋어야 할지도 모르죠.
또한 서울중앙지검장이라는 직책의 무게감 때문에도
파격이란 표현이 붙게 된 것입니다.
검찰에는 BIG4라 칭하는 직책이 있다는군요.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중앙지검장, 대검 중수부장(없어짐), 대검 공안부장
조직 체계상 서울중앙지검은 서울고검 소속이지만
실질적인 조직 내 파워는 다섯손가락 안에 듭니다.
그런 자리에 23기가 영전했으니 놀랄만도 하죠.
하지만 청와대는 서울중앙지검장을 다른 지검장과 마찬가지로
검사장급으로 낮췄습니다.
현재 여타 지검장이 19~21기이고 후임은 22~23기가 될 차례입니다.
결국 윤석열 지검장은 갈만한 자리에 간 것이죠.
이번 인사로 검찰 내부에 소위 멘붕이 왔을텐데
어느새 인정하고 안정을 찾아가는 분위기입니다.



조직도에서도 보듯 서울중앙지검 노승권 1차장검사는

신임 지검장보다 2기수 선배이지만 깍듯하게 예우를 했습니다.
우연인지 정밀하게 계획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윤석열 지검장이
사법고시 9수를 하는 바람에 나이는 16기와 같다는군요.
이런 점도 한 몫 했음이 틀림없습니다.
수십년 간의 조직문화가 하루 아침에 바뀔 수는 없겠으나
일단 첫단추는 잘 끼웠다고 평가할 수 있겠네요.

다음에는 법무부 탈검찰화를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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