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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작성 2017년 5월 27일, 네이버 블로그에서 이동됨
영화는 많은 경우 감독이 시나리오를 씁니다.
그 말은 감독이 대중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를 최초 구상부터 최종 편집까지 일관적으로 표현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영화에 있어 감독은 다른 어떤 극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위치에 있습니다.
영화 감독의 가치관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우디 앨런의 풍자도 그의 성추행 스캔들과 함께 퇴색되었고 홍상수의 작가주의도 불륜 스캔들 앞에 무너지는 모습입니다.
홍상수의 경우는 자신의 작품 세계를 현실에서 구현하는 듯 해서 나름 신선한 느낌이기는 하지만 사생활과 관련된 문제들이 작품에 영향을 미치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리고 현재 상영 중인 영화와 관련된 또 하나의 스캔들이 있습니다.
변성현 감독의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 감독의 SNS 문제로 구설수에 올라있습니다.
[네이버 영화 스틸컷 중]
확실히 영화는 여러 흥행요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는 그다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화가 감독의 개인적 문제로 흥행부진을 겪는 것이 안타까운지 황진미 평론가는 애써 영화의 장점을 부각시켜주기도 합니다.
"디렉팅에 대한 오도된 비판이나, 하위문화에 대한 몰이해, 거기에 감독이 심상정 후보 지지자였다는 정치적 성향에 대한 반감 등이 어우러져 부당한 공격이 행해진 것은 안타깝다."
[엔터미디어 황진미의 편파평론 중]
이러한 옹호는 오히려 도움이 안됩니다. 감독에 대한 비판을 '부당한 공격'으로 규정하고 영화는 영화 자체로만 즐기라는 조언은 평론가로서의 객관성은 접어둔 위험한 발언입니다. 물론 칼럼 제목이 '편파평론'이라 일방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과연 이 시점에 적절한 의견인지 의문이 듭니다.
앞서도 말했든 영화는 감독의 가치관이 어떤 형태로든 반영되기 마련입니다. 물론 모든 영화 감독이 켄 로치와 같을 필요는 없지만 변성현 감독의 가치관은 대중이 접한 부분만 놓고 본다면 반사회적이고 반민주적인 부분이 엿보입니다.
언론에서도 회자된 지역비하, 여성비하, 저열한 언사가 한 부분이겠지만 보다 실망스러운 부분은 민주주의에 대한 사고입니다. 변감독은 김대중, 노무현을 지나 9년의 암흑기 후에 세워진 문재인 정부까지의 민주주의 정부 전체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본인 스스로 노빠였다고 하지만 노무현에 대한 김대중의 생각이나 문재인에 대한 노무현의 생각은 전혀 알지 못하는듯 합니다. 또한 지난 겨울 추위에 떨며 촛불을 들고 이룬 이번 조기 대선이 영화 홍보에 방해가 된다며 투정을 부립니다.
누적 2천만이 넘는 시민들의 혁명을 자신의 영화 제작에 대한 노력 정도로 폄하하고 있습니다.
대중이 흥분하고 감독을 공격한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감독 본인은 물론이고 감독을 대신해 변명을 해주는 사람들도 본질은 외면한 채 '부당한 공격'이라며 억울함만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감독은 공식적인 사과를 했습니다. 사과문에서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으며"라고 했지만 곧 자기변명이 이어지고 영화를 봐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습니다. 이런 사과문에서 진정성을 느낄 사람이 있을까요? 영화 흥행이 걱정된 투자사나 제작사에 떠밀린 억지 사과로 보이지 않나요?
지난 정부는 1만명에 가까운 문화계 인사에 대해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관리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영화 관련 인물이 상당수 차지합니다. 그건 영화의 사회적 파급력에 대한 반증일 것입니다. 잘 만든 상업영화는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관람합니다. 감독의 의중이 부지불식 간에 매우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것이죠. 이 부분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25일 JTBC 뉴스룸에 송강호씨가 나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영화에서 감동을 받은 관객이 비록 소수일지라도 그 순간만큼은 세상이 바뀌고 있고 그것이 축적되면 큰 힘이 되어 희망하는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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