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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페이스메이킹 이슈와 무관하며 특정 선수의 업적을 폄하할 의도없이 순수히 종목 자체만 평가할 목적으로 작성하였다.
팀추월도 이상하지만 매스스타트는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종목이다.
출발 신호가 무색하게 타는 둥 마는 둥 서로 눈치나 보다가 어느 시점엔 갑자기 뛰어 나가기도 하는데 선수의 어떤 능력을 겨루는 건지 애매하다. 지구력, 순발력 아니면 경기 운영 능력?
매스스타트 방식은 이름이 말해주듯 다수의 선수가 동시에 출발하는 경기를 말한다.
출발선의 폭은 제한적이므로 어쩔 수 없이 뒤쪽에서 출발하는 선수가 있게 마련이지만 극단적으로 긴 거리를 주행하면서 그런 유불리는 상쇄되는 편이다. 상위권 선수들은 기량 차이가 미세하여 최종 기록은 수십초에서 몇분 사이다.
긴 거리 때문에 실외 경기로 치루어지다보니 어떤 코스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은 없다.
결국 매스스타트 경기는 인간이 가진 극한의 체력을 시험하고 측정하는게 목적이라 봐도 무방하겠다.
대표적인 경기는 마라톤과 크로스컨트리 스키다.
이번 평창올림픽부터 스피드스케이팅에도 매스스타트가 정식 종목이 되었는데 여러명이 동시에 출발하는 것 외 기존 매스스타트 경기가 가지는 특징은 단 한가지도 찾아볼 수 없다.
빙상을 달려야하는 점 때문에 장소는 실내로 한정되며 긴 거리를 위해 동일한 트랙을 반복적으로 돈다.
일반적으로 스피드스케이팅은 각자의 주행 기록을 개별 측정한 뒤 나열하여 순위를 정하지만 매스스타트 방식에선 동시에 출발한 경쟁 선수보다 빨리 들어오기만 하면 되기에 기록은 큰 의미가 없다.
마라톤 같은 다른 매스스타트 경기들은 자체가 해당 거리의 기록을 측정할 수 있는 유일한 종목(마라톤 약 42km, 크로스컨트리 스키 50km)이므로 순위와 별개로 개인 기록이 갖는 의미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스피드스케이팅에선 이미 10km 종목이 별도로 존재하므로 그보다 짧은 거리인 6.4km를 주행하는 매스스타트의 기록은 특별하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한계때문에 체력 안배를 핑계로 거의 대부분의 거리를 연습주행하듯 어슬렁거리게 되고 마지막에 모든 체력을 집중하여 스퍼트하게 된다. 이때부터 경기는 쇼트트랙으로 탈바꿈한다. 남은 거리가 얼마 없다보니 인코스 선점과 방어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선두권의 최종기록은 0.5초 내에서 결판난다.
이번 경기 초대 챔피언은 이승훈 선수로 7.43.97을 기록했고, 2위는 7.44.08을 기록한 벨기에의 바트스윙스 선수로 차이는 불과 0.11초다. 나름 장거리 경기인데 그 승패가 0.11초인 것도 웃기지만 더욱 괴상한 일은 4위 부터다. 이 종목의 태생적 한계때문에 흥미가 떨어지는걸 우려해 중간 중간 점수를 둬서 빠른 스케이팅을 유도하지만 그 결과는 스포츠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상황을 연출한다. 메달 경쟁을 하느라 중간 점수를 얻지 못한 선수들은 좋은 기록에도 대부분 10위권 밖에 랭크되었고, 처음부터 4위를 목표로 중간 점수 획득에 집중했던 선수는 14번째 기록으로도 4위를 차지했다.
누군가 처음 1.6km, 3.2km에 1등으로 들어와 10점을 획득한다면 나머지 절반은 넘어지고 기어 들어와도 4등을 한다. 이런 경기를 정상이라 봐야하나? 메달 밖 순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이었나?
종목의 기원은 카자흐스탄이라고 하지만 최고 기량의 선수가 이승훈이었기에 개최국 프리미엄으로 이번 올림픽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으리라 본다. 하지만 그리 오래 유지될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위에서 언급한 문제점은 접어두더라도 경기 자체가 너무 재미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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